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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SK 최재원...오너가 직접 챙긴다, 치솟는 배터리 위상

이게 돈이 되나? 2022. 12. 21. 08:50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2.12.21 

 

요 배터리업체의 각 그룹 내 입지가 한층 높아졌다. 중량감 있는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는 수준을 넘어 총수 일가가 직접 현안을 챙기는 비즈니스로 격상됐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본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8일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의 만남에 최윤호 삼성SDI 사장을 대동했다. 이 회장과 집세 회장의 만남은 올해만 벌써 2번째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중 독일 BMW 본사를 최 사장과 함께 방문했다.

당시 이 회장은 12일간 유럽 곳곳을 들렀다. 출국 전에는 영국·네덜란드 등 반도체 협력 강화를 위한 출장으로 알려졌으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헝가리였다. 삼성SDI 유럽 생산법인을 둘러본 뒤 독일 BMW 본사를 찾아 전기차·배터리 협력을 모색했다. 이번 한국에서의 만남에서는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은 전자와 후(後)자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룹 내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이 크다. 삼성SDI도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속칭 후자에 속한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될 당시 '후자로서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 이 회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면서 세간의 평가도 급반전했다.

 

삼성이 배터리를 외면한다는 우려는 사라졌고, 그룹에서도 삼성전자 못지않은 성장을 기대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대외적으로도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은 업무·관용차로 국산차를 고집했던 관행을 깨고 삼성SDI의 고객사인 BMW 차량을 속속 구매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회장의 배터리 현장 행보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SK온도 비슷하다. SK온은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지동섭 SK온 사장이 각자 대표 체계를 구축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인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8년 만의 경영 복귀 무대로 SK온을 점찍었다. SK㈜와 SK E&S에서는 미등기 임원직에 머물렀지만, SK온에서는 복귀와 동시에 등기이사·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책임경영 의지를 다졌다.

 

최 수석부회장은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대응 및 북미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에만 여러 차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5일(현지 시각) 포드와의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 켄터키공장 기공식에도 직접 참석하며 태평양을 넘나드는 현장경영 행보를 보인다. 내달 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3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너 일가는 아니지만 3사 중 가장 중량감 있는 경영인이 대표로 있는 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90년대부터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티어 배터리 회사로 거듭난 곳이다. 구광모 LG 회장 체제 아래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뒤, 그룹 2인자로 불리던 권영수 부회장이 지난해 대표이사에 취임해 이끌고 있다.

권 부회장은 취임 후 사내에 '즐거운 직장' 팀을 만들고 메신저 '엔톡'을 통한 구성원과의 직접 소통에 나서며 조직문화 개편에 힘을 쏟았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MZ세대가 근무하고 싶어 하는 회사로의 변화를 추진하며 배터리업계가 고심하는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이 회장이 삼성SDI를 직접 챙기고, 불과 2년 전까지 모회사의 사업부였고 여전히 지주사의 손자회사에 불과한 LG에너지솔루션·SK온을 오너일가 또는 중량감 있는 경영진이 이끄는 것 모두 배터리 사업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방증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각 그룹이 추구하는 신사업과 미래 비전에 배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삼성·LG 등은 전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고, SK는 그룹 전체가 탈(脫)탄소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전기차가 친환경 시대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주류 완성차 사업모델로 자리하면서 K배터리를 향한 러브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그룹이 추진하는 신사업·비전에 배터리가 핵심 연결고리가 되면서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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